Who are you?…
한 남자가 있다.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어느날 조금 더 독립적인 삶을 살기로 마음 먹은 그는 글쓰기를 통해 자유와 독립을 찾는다. 어느 날, 길을 걷다 자전거와 부딪치는 사고를 당하게 되고, 거기서 알게 된 베아트리체에게 자신의 글을 보여준다. 그 글에 베아트리체는 매료되었고 그녀가 누군가에게 글을 보여주고, 그가 또 다른 이에게, 또 다른 이에게 보여주다가 많은 출판사를 보유한 사람에게까지 넘겨지고 또 감동을 주어서 출간을 하기에 이른다. 초판은 다 나가고 재판을 찍으며 남자는 유명세를 탄다. 일상은 별반 다를 것 없지만 (길을 걷는다 해도 누군가가 알아보는 이가 없다) 그는 왠지 자신이 순식간에 빌딩의 꼭대기에 올라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그 괴리감. 한 여자가 있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동안 정든 가족이 하나둘 세상을 떠났고, 그녀는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하며 새로운 삶을 꿈꾼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는 그녀는 극장에 가게 되는데, 이미 연극의 스토리를 줄줄 꿰고 있던 그녀는 주인공이 마지막 리허설에 나타나지 않은 틈에 서게 된 무대에서 찬사를 받는다. 그리곤 아침에는 연극학교에 가고 오후에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여자는 남자의 집에 배달을 간다.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대화를 하게 되고, 여자는 다음 주에 있을 첫 공연에 들떠 있고 남자는 한순간의 운으로 유명해졌지만 자신에게 재능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걱정에 휩싸여 있다. 여자는 말한다. “나는 당신을 알고 있어요. 당신이 쓴 많은 책을 읽었어요. 당신은 상상도 못하겠지만… 당신의 많은 책은 오랫동안 내 유일한 안식처였어요. 내가 어려웠던 시기에 아주 훌륭했던 친구였죠. 때로는 운을 좀 도와야 해요. 내 연극의 무대는 내 것이지만 영감은 당신의 책에서 받은 거예요.” 남자는 어리둥절하면서도 어떤 고마움을 느낀다. 막연한. 여자는 홀연히 떠나고, 남자는 번뜩이는 무언가를 느끼며 다음 연극무대에서 다시 보자는 말을 한다. 그리고 그녀가 전해준 택배상자를 열어보는데. 안은 텅 비어 있다. “이봐요. 택배 상자에 아무것도 없어요!” “확실해요? 다시 한 번 보세요. 이번에는 운이 좋을 수도 있어요!” 상자 안에는 도대체 무엇이 담겨 있었을까?
자신의 삶은 자신이 만들어간다. 삶은 비어있는 상자 같은 것, 그것에 무엇을 채울지는 본인에게 달렸다. 그것에 운을 담을 수도, 자신이 못미더워하는 자기 재능을 담을 수도 있다. 우선은 담고, 믿는 것이다. 나에게는 나의 길이 있고 그것이 괜찮을 수도 있다는. 상자를 믿고 안 믿고는 자신에게 달렸다. 그 안에 온갖 선물이 담겨 있다고 믿는 자와 아무것도 없다고 불평하는 자의 삶은 180도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알 수 없는 운이나 타인의 평가 같은 것은 텅 빈 상자와 같은 것이니 자신이 해야 할 것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삶에서 우연히 주어진 것을 감사하라는 의미도 있다. 자신에게 우연히 찾아온 기회로 성공한 남자, 그는 그것이 단지 운일 뿐이며 자신의 재능 없음이 만천하에 드러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그러나 그녀는 때로는 운을 스스로 도와야 한다는 말을 한다. 자신을 찾아온 운을 자신이 이용할 줄도 알고 그것에 감사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 지나친 걱정과 근심, 불안은 이미 찾아온 운마저 달아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은 아닐까. 남자는 자신의 책은 많이 팔려도 거리에 나가면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모르겠다고 실토했지만, 여자는 알고 있었다. 그런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렇게 자신처럼 힘들 때 좋은 친구가 되고 영감을 주고 기쁨을 주는 역할도 한다는 것을. 그러니 자신이 하는 일을 빈 상자를 만드는 일로 치부하지 말고 그것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주기도 한다는 걸 말하고 있다.
눈에 띈 댓글 하나.
- When the man finds out and tells her the box is empty, she asks him to look again. The second time he looks, he understands that it was not a thing that she delivered. What she delivered was hope, love, gratitude and a sense of meaning to his life. What moved the man was the realization that his work impacted, helped, befriended and influenced a life. That realization moved him to work again on his craft with heart and passion.
- (남자가 상자가 비어 있다고 말하자 그녀는 다시 한 번 봐달라고 부탁합니다. 두 번째로 다시 본 남자는 여자가 전달한 것이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녀가 전달한 것은 희망, 사랑, 감사, 그리고 그의 삶에 대한 의미였습니다. 그가 감동한 것은 자신의 일이 한 삶에 영향을 주고, 도움을 주고, 친구가 되고,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었습니다. 그 깨달음은 그가 다시 진심과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일에 매진할 수 있는 동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