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를 대려면 백 가지도 댈 수 있어, 핑계대지마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어때? 우리가 살면서 뭔가에 이유를 대잖아. 이유/핑계를 100가지도 댈 수가 있어. 그게 루저 마인드야. 자꾸 핑계대고, 자꾸 이유대고… 이런 약한 모습 안 보고 싶다는 거야. 이해했어? 너 자신을 크게 생각해. 할 수 있다니까, 충분히? 타협하지마 타협. 자꾸 익슈큐즈를 하지 말라고. 익슈큐즈가 아니고 솔루션을 해. 솔루션을. 네 자체 내에서. ‘이렇게 했으면 이렇게 했을 텐데, 아쉽다’ ‘이렇게 해서 다음에는 제대로 해봐야겠다’ 이런 거 있잖아. 익스큐즈가 아니라 솔루션으로 바꾸라고. 생각하는 마인드 자체를. 알겠지? 그래야 큰 선수 돼. 여기서만 이렇게 있을 거야? 그래, 더 큰 데 가야지. 그럼 더 큰 생각을 해야 한다니까. 편하게 못 가요. 누구든 편하게 못 가. 여기 있는 사람들 편하게 왔는 줄 알아? 아니야. 다 어렵게 했어. 너도 어려웠겠지만 더 어렵게 간 사람들 많아. 잘 할 수 있다니까. 잘해봐.”

-<신임감독 김연경> 5회 김연경이 인쿠시에게.

메모를 들춰보던 중에 끼적대며 적어놓았던 예능의 대사가 보였다. 그걸 어떤 형태로든 자꾸 다시 보고 스스로를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서 적는다.

돌아보면 나도 늘 이유(핑계)를 댔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현실적으로 이건 힘들고.. 등등. 그런 이유들 속에 내 속살을 감추고 살았다. 내 민낯을 마주하기 싫어서였다. 내 자신없는 모습, 현실조건에 지고마는 마인드, 나약한 마음들… 내가 처한 조건상 악을 써도 이겨내기 힘들다는 생각이 나를 더 나락으로 내던졌는지도 몰랐다. ‘이것보다 더 어떻게 힘을 내?’ 그런 생각. 김연경은 그런 걸 두고 ‘루저 마인드’ 라고 했다. 루저마인드. 그래 맞다. 결국 어려운 현실을 이야기하고, 나의 조건들로 투덜대고, 운명을 탓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모두 나의 끝없는 실패를 합리화하고 내 안의 약한 나 자신이 상처받지 않기 위해 쳐놓은 방패막 같은 거였지.

그럼에도 끝없이 현실 조건에 부딪치긴 했다. 안 되는 걸 되게 하려고 수없이 했던 노력들. 남들 눈에는 아무것도 아닌 발악에 가까웠을지 몰라도 나 자신은 이를 갈았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조금 더 이유를 대지 말고, 오롯이 나 자신이 될 수 있다는 마음에만 집중해서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된다는 생각, 바꿔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한때 책 <시크릿>을 보고 말도 안 된다고 하면서도 괜스레 그것을 믿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악화일로를 겪던 현실에 마인드가 자꾸 누그러져서 그런 결과를 낳았다. 나는 여전히 나의 현실에 맞서 분투 중이고, 끝없이 실패하면서도 다시 부딪치는 중이다.

안 되는 일은 안 되는 것이고, 타고난 운명은 바꿀 수 없는 거라고 하고, 무지하게 달려드는 걸 두고 ‘바위에 계란치기’라고 한다. 그럼에도 원래라면 초년에 싹이 밟혀서 사람 구실 하나 못 하고 살 줄 알았는데 여기까지 온 것 또한 끝없이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만든 결과였다. 낡은 마인드만 조금 바꾸면 될 거다. 하고자 하는 걸 명확하게 하고 본디 편하게 할 수 없는 처지라는 걸 명백하게 인정한 다음 그냥 할 수 있는 걸 조금씩 한다고만 생각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말로 이상이 현실을 이끌어야 한다는 말과 같은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