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90초도 저를 위해 요리를 한 적이 없습니다.”
- 최강록 요리사, <흑백 요리사 2>의 결승전에서.
그 말이 이후 “그런 저에게 이런 음식을 대접하고 싶었습니다.” 라는 말이 이어진다. 항상 다른 사람을 위해 일을 하고, 다른 사람이 원하는 걸 맞춰주고, 누군가의 슬픔에 공감하고 위로할 줄은 알면서도 스스로를 위한 위로는 뒷전에 둔 채 살아가던 나에게도 작은 울림을 주던 회차였다. 전국에 계시는 모든,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바치는 찬가와 같은 말들.
돌아보면 일과 생활 어디에서도 진정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이 없었다. 일은 늘 남의 일을 해주는 것에 그쳤고, 좋은 관계를 맺어야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고충을 듣고, 근심과 슬픔을 나누는 것도 모두 타인을 위한 일이었다. 그러다 연말과 연초, <흑백 요리사2>를 보며 나는 무엇에 목숨을 걸고 있는가, 목숨을 내어주어도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를 위한 시간은 정말 있었나 하는 질문들이 계속 입속을 맴돌았다. 아프고 괴롭고 힘든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나 자신의 진짜 마음을 들여다 보고 진짜 나로 거듭나기 위한 시간을 보냈어야 하는 것이 맞았다. 아픈 것을 해결하기 위해, 일을 조금 더 잘 하기 위해,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너무 많은 ‘척’을 하며 살았다. 최강록이 말했던 바로 그 ‘척하는 인생’ 이 내게도 있었다. 늦었다면 늦었지만, 이제라도 조금 외피는 걷어내고 순수한 열정을 쏟아붓던 요리사들, 셰프들처럼 나도 조금 더 순수한 상태로 돌아가려고 노력해보자 했던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