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진실이 아니다

과거는 진실이 아니다. 현재가 물러난 모든 과거는 현재의 자신이 재해석한 또 다른 현실이다. 그 현실은 (스스로는 객관적 진실이라 믿지만) 과거의 영광과 부끄러움이 재조직되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과 망각된 것은 탈락되고, 드러내고 싶은 것과 현재의 해석은 덧붙여져서 새로운 현실을 창조한다. 우리는 모두 과거를 명료하게 기억하고 있고, 가감 없이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있고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단 한 번도 진실을 온전히 드러낼 수 없다. 어느 과학자의 말대로 우리는 시간을 정의할 수 없고, 만질 수 없고, 인지의 한계와 무한한 상상력, 망각이란 요술로 과거는 끊임없이 재조직되고 재편집되어 드러난다.

옛 영광을 떠올리며 흐뭇해하는 중년 남성의 추억도, 전생애를 돌아보며 자서전을 써내려가는 죽음을 앞둔 노인의 더듬거림도 약간의 사실과 약간의 상상, 탈락된 부끄럼과 덧붙여진 영광이 뒤섞여서 만들어낸 하나의 이야기에 가깝다. 본질적으로 인간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존재로 자신의 과거까지 다양한 갈래의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다.

과거는 이야기로 보면 흥미로운 문학이 되고, 다큐멘터리로 보면 한없이 따분한 거짓부렁이 된다.